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노조와 사측은 지난달 30일 전체 세 개 야드 중 1·3야드 분리 매각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사합의서를 작성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자산 매각 시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성동조선해양 노사가 야드 분리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M&A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성동조선해양 매각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M&A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이 노사합의서에 담겼다”며 “노조도 M&A가 유일한 살길인 점을 알고 힘을 보태기 위해 자산 분리 매각에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작고 오래된 설비인 1야드와 현재 현대산업개발에서 인수를 추진 중인 3야드를 제외하고 성동조선해양의 핵심경쟁력으로 꼽히는 2야드를 중심으로 영업양수도를 하겠다는 뜻이다. 성동조선해양 2야드는 부지 면적 92만8,769㎡에 최대 32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대형 조선 3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을 분리해 매각하면 매각가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사위원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창원지방법원에 제출한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는 3,730억원이다. 여기서 1야드(315억원)와 2야드(475억원) 청산가치를 제외하고 현금성 자산인 900억원을 제외하면 전체 매각가는 2,000억원 내외로 떨어진다. 지난해 EY한영회계법인이 책정한 청산가치 7,000억원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으로 인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성동조선해양과 매각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10월5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성동조선해양 노사는 구조조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현재 850명 수준인 인력을 절반(400명) 수준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으나 2020년 12월31일까지 정리해고 없이 무급휴직을 한 후 2021년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임금단체 협상도 2021년 말까지 잠정 유예하기로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