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국민연금 CIO 3파전 벌인다는데...후보자들 조직관리·운용능력 '글쎄'

이르면 이달초 선임
●안효준 BNK금융지주 사장
국민연금 내부출신...1순위 꼽혀
큰 성과없고 각종 의혹에 '곤혹'
●주진형 전 한화투자證 대표
운용보다 전략기획 전문가 평가
홍콩지수 연계 ELS투자로 손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사회적 투자 돕기 컨설팅 사업
2000년이후 투자 업무서 떠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정 절차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후보자들의 과거 행보나 면면이 관심을 끈다. 최종 후보자는 5명이지만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안효준 한화투자증권(003530) 대표 시절 증권사가 기업 눈치를 보며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 관행을 바꾸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며 증권사의 정석을 지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총선공약단 부단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와 연을 맺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 주 전 대표를 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 전 대표 역시 운용이나 조직관리 측면에서는 후한 평가를 못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1조원을 투자했는데 2,000억원 손실이 났고 회사가 휘청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투자증권 직원 350명을 구조조정하고 지점장들이 피켓시위를 할 정도로 갈등을 일으킨 것은 감점 요소다. 국민연금 CIO 심사위원이기도 한 양대 노총에서 이 점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류 대표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투자를 돕기 위한 컨설팅 사업을 벌였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국민연금 운영 기조와 들어맞는 인물이다.

하지만 증권사 재직 경험은 2000년에서 멈춰 있다. 이후 투자 업무 일선에서 떠나 있어 앞선 두 후보에 비해 운용 능력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1년 이상 끌어온 국민연금 CIO 선정 과정이 ‘투자’라는 본연의 업무와 동떨어진 기준을 갖고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후보자 간 흑색선전을 벌인다는 후문마저 들린다”고 지적했다.
/임세원·강도원·김민석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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