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설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다관절 로봇.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업용 로봇부품 분야의 선두기업 중 한 곳인 일본전선이 중국 기업의 추격을 견제하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내년 봄까지 독일 산업용 로봇 제조사 5곳을 잇따라 인수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는 독일 강소기업들의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안해진 중국 공급망을 유럽 등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전산은 이날 자회사인 일본전산심포지움을 통해 독일 MS그래스너 지분을 100%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50억엔 안팎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는 로봇팔의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부품인 감속기에서 강점을 가졌다.
일본전산은 이달 중 또 한 곳의 독일 회사를 인수하는 데 이어 내년 1월 2개사, 3월 1개사를 연이어 사들일 계획이다. 모두 로봇부품 및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독일 업체로 인수가는 각각 수십억~200억엔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인수하는 독일 기업 공장은 일본전산의 기존 제품 생산과 함께 스위스 ABB 등 유럽 로봇 업체로의 판로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까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전산은 현재 일본과 중국, 동남아 4곳에 거점을 두고 로봇부품을 생산 중이지만 독일 기업들을 대거 확보하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일본전산은 앞으로 3년간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엔을 로봇부품 등 신성장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의 30%를 차지하며 최대 시장이 된 중국을 견제하고 급증하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감속기 생산능력은 오는 2020년 240만대로 2017년 대비 40배가량 확충할 계획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38만7,000대로 급증했으며 2020년에는 58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전선이 역량을 집중하는 감속기 세계 시장은 2025년 1,900억엔으로 2017년 대비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전산은 지난 1973년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이 교토 외곽 쪽방에서 직원 3명과 함께 창업한 소형 정밀모터 제조회사로 현재 140개 계열사에 1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일본 대표회사로 성장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특히 인수한 적자기업을 회생시키는 데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창업 이후 성사시킨 인수합병(M&A) 건수는 발표 기준으로 총 60건에 달하며 독일 기업 5개사를 추가하면 일본 기업 중 최고 수준이 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