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최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만큼 삼성·SK·한화·GS 등 주요 대기업들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와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2만개를 만들 계획이다.
포스코는 최 회장이 지난 7월 말 취임식에서 제시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005490))’을 실천하기 위해 내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45조원을 투자해 총 2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포스코의 2014~2018년 5년간 투자 규모가 17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만큼 약 2.5배가 늘어나는 규모다. 고용 목표도 같은 기간 7,000명의 3배에 이른다. 투자와 고용이 협력사 등으로 확산한다면 12만명의 추가 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포스코는 전망했다.
애초 포스코는 11월 최 회장의 취임 100일에 맞춰 개혁 과제와 투자 계획, 조직 개편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최 회장은 이날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 인재의 조기확보가 필요하다”며 취임 100일에 예정된 개혁 과제 발표에 앞서 투자 및 인력 확충 계획을 서둘러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는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 사업 발굴 △친환경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 등 3개 분야에서 핵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루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철강 부문에 총 26조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광양 제철소 3고로를 스마트화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기가스틸 및 포스맥 전용 생산설비를 증설해 포스코가 자랑하는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또 제철소의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포항에 부생가스 발전설비도 신설하고 탈황·탈질·집진 등 친환경 설비투자도 강화한다.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서도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 등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광석 리튬 제련 기술의 효율화와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원료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염호 추가 인수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포스코는 지난달에 호주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 하나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양극재, 음극재 흑연 공장 증설과 신설에도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가 올 초 중국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현지 리튬이온전지 소재 시장에 진출한 만큼 우선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의 강화를 위해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청정화력발전 건설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확대를 통한 미드스트림 사업 강화,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과 기본설계(FEED) 및 유지보수(O&M) 등 건설 수주역량을 강화한다.
고용도 향후 5년간 총 2만명, 연간 4,000명 수준으로 크게 늘린다. 올해 포스코 그룹사의 전체 채용 인원이 1,500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5배 증가한 수준이다. 포스코가 채용 인력을 크게 늘리는 것은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해 신규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한편 최 회장은 취임 후 ‘포스코에 러브레터(Love Letter)를 보내 주세요’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포스코 개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포스코그룹 전 임원이 참여한 ‘개혁 아이디어 제언’ 등을 통해 사내 의견도 받고 있다. 포스코는 내외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들을 비즈니스·지역사회·조직문화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해 △각 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중심의 창의적인 일하는 방식 등으로 개혁 방향을 정하고 과제를 수립하고 있으며 최 회장 취임 100일인 11월 초에 개혁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