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 넥슨 지회(넥슨 노조)는 3일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크런치모드를 워라밸모드(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근무체제)로 바꾸기 위해 게임업계 제1호 노조를 세운다”고 밝혔다. 넥슨 노조의 등장은 국내 정보기술(IT) 전체에서는 지난 4월 설립된 네이버 노조에 이어 두 번째다. 넥슨 노조는 넥슨코리아 법인과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넥슨지티, 넥슨레드, 엔미디어플랫폼 등 넥슨 그룹의 자회사와 계열사의 직원을 가입 대상으로 했다. 노조 가입 인원은 설립 첫날 이미 300명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 측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동조합 설립과 활동에 대해 존중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넥슨은 이날 6개 관계사와 계열사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도 시작했다.
게임업계의 ‘크런치 모드’ 관행은 지난 2016년 엔씨소프트(036570) 등이 노조 설립 가능성이 높은 게임사로 꼽힌다. 이수운 네이버 노조 선전국장은 “실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여러 IT 기업의 구성원으로부터 노조 설립과 관련한 문의를 받았고 넥슨 노조도 이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넥슨 등 국내 게임사가 직원의 장시간 집중 근무를 통해 성공적으로 신작을 출시하고 수익을 냈던 만큼 노조의 요구대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성장세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의 관계자는 “게임사가 직원의 장시간 노동 없이도 성장하려면 확실한 업무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인 것 같다”면서 “결국 크런치모드가 사라지면 새로운 근로 방식을 찾을 때까지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