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가 뭔가를 응시할 때 한쪽 눈은 정면을 바라보지만 다른 눈은 다른 곳을 바라본다면 사시일 확률이 높으므로 안과에 데려가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사시가 아니더라도 영유아의 시력 변화는 갑자기 생길 수 있고 놓치기 쉬워 1년에 1회 이상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사시 진료인원은 지난 2016년 약 13만2,000명으로 연평균 2% 증가하고 있다. 9세 이하가 6만7,000명(51%), 10대가 3만6,000명(27%)으로 10명 중 약 8명꼴이다.
눈이 안쪽으로 치우치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치우치면 외사시로 구분한다. 생후 6개월 안에 발생하는 ‘영아 내사시’, 2~3세경에 주로 발생하는 ‘조절 내사시’도 있다.
사시는 보기에 안 좋을뿐 아니라 어릴 때 시력발달이 충분히 안 돼 최종 시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한쪽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안 나오는 상태) 위험도 커진다. 사시인 경우 양쪽 눈이 망막에 맺히는 상이 달라져 입체감을 느끼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아이가 피곤하거나 멍하게 볼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가거나 눈을 자주 깜빡이며 비비는 증상이 동반된다. 나이가 들면서 눈동자가 돌아가는 빈도와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눈부심이 자주 일어나며 찡그리는 경우 사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사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유전과 큰 관련이 없다. 뇌에서 안구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의 문제로 짐작하고 있으나 어떤 부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소아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사시는 간헐 외사시. 가까이 볼 때는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먼 곳을 보거나 멍하게 볼 때 흔히 나타난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5만여명에 이르며 93%가 19세 이하다. 원인이 후천적이어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신재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모든 사시 환자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간헐 외사시는 눈동자가 돌아가는 각도가 작으면 수술하지 않고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력은 만 6~8세까지 발달하므로 사시·약시 치료는 늦어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해야 효과가 높다. 다만 영아 내사시는 시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돌 이전에 수술하는 게 좋다. 원시가 심해서 생기는 조절 내사시는 원시조절 안경을 통해 호전되기도 한다. 신 교수는 “시력이 완성되는 나이가 지난 뒤에는 치료를 해도 약시가 될 확률이 높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만 눈의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고 예후도 좋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을 절제하거나 약화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정상화한다. 1시간 정도 걸리며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재발 가능성이 약 30%로 높은 편이다.
건강한 눈을 유지하려면 TV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조절하고 3m 이상 떨어져서 시청하도록 한다. 숙면을 취하는 게 시력발달에 도움이 되므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신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아이가 많은데 장시간 집중해서 보면 조절피로가 오기 쉬워 30~40분 시청한 뒤 5~10분 눈을 쉬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