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20여 일 앞두고 백화점·호텔 등이 지난달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나선 가운데 무려 200만 원이 훌쩍 넘는 상품과 10만 원 이하 상품이 동시에 잘 팔리는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김영란법이 자리를 잡으면서 명절 선물 시장에 ‘선택과 집중 트렌드’가 확산 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공무원 등을 비롯해 명절 선물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선물을 주고 받아야 할 사람들이 좁혀졌다”며 “이왕 할 바에야 제대로 프리미엄급으로 하는 반면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10만원 이하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이 시즌에는 평소 출시가 안되는 최고급 수준의 식품 및 와인들이 선물용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선물 수요 뿐 아니라 평소보다 좋은 물건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 보다도 비중을 늘렸다. 롯데백화점의 고가 선물세트 ‘프레스티지 L’의 주요 상품인 한우세트(135만 원), 굴비세트(250만 원), ‘기순도 토판염 구벌죽염간장 명품饌(찬) 특선 1호 세트’(85만 원), 루리 라뚜르 로마네 생 비방 그랑크뤼 ‘레 꺄트르 주르노’ 와인(200만 원) 등도 이미 준비한 판매 물량의 20% 가까이 팔려나갔을 정도로 인기다. 이같은 고가 선물세트 수요에 발맞춰 롯데백화점은 950만원대를 호가하는 샴페인 ‘샤또 오존’, ‘샤또 슈발 블랑’도 내놨다. 아울러 김영란법 및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영향으로 10만 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고가 한우 선물세트인 ‘명품 한우 스페셜’(200만 원)이 예약 판매로만 이미 준비 물량의 25%가 소진됐다. 명품 목장한우 특호(120만 원)은 무려 40% 물량이 이미 팔려 나갔다. 프리미엄 굴비 선물세트인 ‘명품 봄굴비 스페셜’(350만 원), ‘프리미엄 참굴비 특호’(200만 원)도 판매율이 30%에 달한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예약판매 매출을 중간집계한 결과 ‘현대명품한우 프리미엄 세트’(150만 원)가 30%, ‘현대명품 참굴비 수 세트’(350만 원)와 ‘현대명품 갈치옥돔 혼합 수 세트’(65만 원)가 각각 30%, 20% 가량 판매됐다. 한 세트에 34만~57만 원인 ‘화식한우’ 선물세트도 현재까지 20~30% 소진됐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민속한우·평창 산양삼·문경 약돌돼지 등 지역 명품 특산물을 비롯해 육류·해산물·주류 등 최저 6만 5,000원부터 최고 450만 원까지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했다. ‘소믈리에 셀렉션’(450만 원) ‘특선한우와 자연송이 세트’(130만 원) 같은 고가 상품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주문이 늘고 있다.
더 플라자 호텔의 경우 ‘더 플라자 한우 정육 세트’(29만 원부터) ‘명품 굴비세트’(22만~170만) 등이 인기다. 특히 매년 빈티지 와인을 엄선해 선보이는 ‘셀렉션 세트’(350만 원)은 와인애호가의 문의가 많아 완판을 앞두고 있다.
/이재유·박준호기자 03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