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9%·SKT 6%↑...코스피 상승률 넘은 'CEO 주가'

■SK, CEO 성과지표에 주가 반영 1년...계열사 성적표는
SK이노베이션도 '선방'
D램 가격 하락 우려 선반영
하이닉스, 지금이 매수 기회
SKT도 5G 기대감에 더 오를듯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로 매력 ↑


SK(034730)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최고경영자(CEO)의 성과에 주가 움직임을 반영하기로 한 후 약 1년 동안 대부분의 주요 계열사가 대체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000660)·SK텔레콤(017670) 등 주요 계열사가 코스피를 뛰어넘는 상승률을 나타냈고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주주친화정책 확대에 힘입어 앞으로의 주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가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계열사는 SK하이닉스다. 4일까지 최근 1년간 SK 주요 그룹사들의 주가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SK하이닉스가 19.23%로 성적표가 가장 좋았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 전망에 힘입어 주당 9만7,000원대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초 대비 4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가 최근 8만1,0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앞으로의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매수를 권하고 있다. D램 가격의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이미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는 4·4분기부터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공급이 제한적이라 하락폭이 5% 안팎에 그칠 것”이라며 “현재 SK하이닉스 주가에 D램 가격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돼 있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6조3,105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4·4분기에도 6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른 핵심 계열사들 주가도 최근 1년 동안의 코스피지수 변동률(-0.59%)을 훌쩍 뛰어넘었다. SK텔레콤이 5.64%, SK이노베이션(096770)은 1.84% 올랐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 자회사의 꾸준한 성장세가 뒷받침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시작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3,9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성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5G 서비스 개시에 따른 가입자당매출(ARPU) 증가는 내년 1·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말까지는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자사주 매각, SK텔레콤 네트워크 사업 부문 물적분할 등의 방식을 거론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2·3년간은 안정적인 시황이 기대되는 정유화학 사업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LG화학·삼성SDI보다 후발주자로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올해를 마지막으로 실적 개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말 4.7GWh에서 2020년 2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 지주사인 SK는 올 초 주당 33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눈앞의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SK실트론·SK바이오팜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순조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미국계 글로벌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생산 공장을, 지난 7월에는 미국 최대 규모의 바이오·제약 위탁개발 및 생산업체(CDMO)인 ‘앰팩 파인 케미컬스’를 각각 1,700억원, 7,000억원대에 인수하는 등 투자도 꾸준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배당 등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고 올해도 주당 1,600원씩 총 1,437억원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10월 말까지 보통주 2,200만주를 1조8,282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SK도 대기업 지주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계열사 CEO에 대한 성과평가지표(KPI)에 주가를 포함하기로 한 후 자연스러운 행보다. 물론 단기 성과에 치우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별 경영환경과 CEO별 전략과제, 주주친화정책 전반 등 다각도로 평가가 이뤄진다. 증권가에서는 SK그룹사들이 앞으로도 주주친화정책을 꾸준히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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