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이 임박했음에도 한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선이 16일 만에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건네받았다.
문 대통령의 특사가 방북한 시기에 맞춰 김 위원장의 ‘잠행’이 마무리됨에 따라 9·9절과 3차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어떤 행보와 메시지를 강조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대북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인해 9·9절을 계기로 대내용 경제발전 독려 메시지를 내기가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잡기 힘들어지면서 김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여기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미국과의 갈등관계 속에서 북한 방문 계획을 접어 김 위원장의 처지는 더 곤란해졌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조문과 관련된 기사와 사진은 게재했지만 전일 중국 정부가 밝힌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9·9절 계기 방북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리 위원장이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이기는 하지만 애초 기대했던 시 주석의 방북보다는 파급력이 작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들 역시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고위급의 방북 소식이 자칫 미중 간 또 다른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