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정부와 첫 ISD 협상

스위스의 승강기 제조회사로 현대엘리베이(017800)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한국 정부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앞두고 5일 우리 정부측과 사전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7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로 약 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며 ISD 추진 의사를 밝힌 쉰들러는 이날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ISD 제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법무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대응단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쉰들러 법무팀 관계자들과 ISD 사전 협상을 벌였다. 정부 측 법률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이 참석했고, 쉰들러 측에선 김앤장법률사무소와 홍콩계 로펌 등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쉰들러는 2013년 6월(969억원)과 2014년 3월(1,803억원) 현대엘리베이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11일 법무부에 “손실액이 2억5,900만 스위스프랑(약 2,973억원)”이라며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유상증자 손실 외에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등으로 발생한 손실까지 더해 ISD에 돌입할 경우 최종 손해배상 청구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가 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청구인 요구를 받아들인 경우가 없어 이번 협상이 양측의 합의로 결론나긴 힘들어 보인다. 쉰들러가 법무부에 ISD 중재신청서를 내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6번째 ISD가 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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