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경스타 DB
배우 김재욱과 OCN이 다시 한번 만났다. 슈트가 아닌 사제복을 입은 구마사제로 돌아온 김재욱의 얼굴에 더 이상 ‘보이스’ 모태구는 없다.
김재욱은 지난해 방송된 ‘보이스’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범 모태구 역을 맡아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조연인 줄 알았던 그는 점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장혁, 이하나와 대립했고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그동안 수많은 장르물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범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모태구는 잔혹함을 넘어 섹시하고 퇴폐적인 매력으로 차별점을 만들었다. 깔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악역이지만 모태구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였다.
여기에 예상외의 열연이 더해지며 배우로서 김재욱의 역량까지 재조명됐다. 그동안 독특한 분위기와 이미지로만 주목받았던 그는 ‘보이스’에서 일명 ‘미친 연기력’을 보이면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사진=OCN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재욱의 인생 캐릭터로 모태구가 회자 되는 가운데, 그가 ‘손 the guest’로 또 다시 장르물에 도전했다. 두 번째 OCN 드라마일 뿐 아니라 ‘보이스’를 연출했던 김홍선 감독과 재회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모태구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의 탄생 여부다.
‘손 the guest’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재욱은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 최윤을 연기했다. 어릴 적 겪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악의 존재를 믿기 시작했으며 감정 기복 없이 시니컬한 성격에 좀처럼 사람들과 깊이 엮이지 않는 얼음 같은 인물이다.
이번 캐릭터에서 역시 김재욱 특유의 나른하고 섹시한 이미지가 한껏 강조됐다. 검은 사제복을 입고 구마의식을 행하는 최윤의 모습에서는 모태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묻어났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최초로 보여지는 구마사제 캐릭터인 만큼, 예고편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재욱은 모태구와 최윤 캐릭터의 비교에 대해 “‘보이스’의 모태구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부담감은 없다. 최윤 역시 드라마가 끝나고 어떤 인상을 남길지 모르지만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것이 내가 해 나가야 할 일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유의 분위기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김재욱은 그야말로 장르물에 최적화된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르물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김재욱이 써내려갈 인생캐릭터 역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