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소득주도 성장 논란에 대해 정부가 단지 통계적 문제라고만 좁게 근거를 대려 하지 말고 국민들을 폭넓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것이 전제될 때 비로소 국민들도 희망을 갖고 인내하면서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당위성을 놓고 통계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국민적인 혼란이 가중된 것에 대해 정부가 통계적 수치에만 집착한 채 대국민 설득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본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민주당을 이끌게 된 이해찬 대표에 대해서는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토대로 노련하게 당을 잘 이끌어갈 최적임자”라며 “일부 우려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의 ‘케미(궁합)’도 잘 맞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추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몸에 좋은 약도 초기에는 부작용과 같은 ‘명현현상’이 발생하듯 정부 정책이 뿌리내리는 데도 일부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그 부작용을 인정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일환 중 하나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들어하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국회가 피해업종을 선별해 완충하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해찬 대표가 선출되면서 2년 임기를 마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당 대표가 중도하차 없이 주어진 임기를 모두 끝마치고 퇴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전 대표는 임기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은 정권 교체와 지방선거 승리까지 잇따른 난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서일까. 추 전 대표는 과거 당대표실에서 만났을 때보다 한층 밝아진 표정이었다. 그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어려운 과제들이 많았지만 국민과 함께 풀어가면서 민심(民心)과 당심(黨心)을 하나로 일치시킨 점은 가장 큰 성과였다”고 자평했다. 다만 촛불정국 이후 당원이 크게 늘면서 당의 외연은 커졌지만 당원 교육·연수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했다.
새 지도부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민들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가운데 민생경제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여당도 상당히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노련한 선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정경험이 풍부한 이 대표가 당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청관계의 갈등을 우려하는 지적에는 “두 분 다 개인적 인연을 뛰어넘어 국민만 바라보는 공인의식이 철저한 분”이라며 “궁합도 아주 잘 맞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대권은 문재인 정부의 공동 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주어지는 결과물이지 벌써 그것을 말하는 건 허언(虛言)이 될 뿐”이라고 답했다.
/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