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이 얼굴을 새로 갈고 나타났다. 외관의 헤드램프는 좀 더 직선을 강조해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보다는 정보통신(ICT) 기술을 이용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시동을 걸고 실내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운전대를 잡고 경기도 고양에서 양주까지 왕복 80㎞ 구간을 운전해봤다. 시승차량은 2.0ℓ디젤 모델로 전륜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H트랙(HTRAC)이 적용돼있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이다.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데도 시트가 편안하다. 등은 잘 받치면서도 엉덩이는 푹신하게 만들었다. 특히 신차인 점을 고려해도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상당히 억제돼있다. 저속과 고속구간 모두 자세를 잘 잡고 잘 달리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고속영역에서 차선을 변경하면 묵직한 핸들의 감각이 느껴진다. 차선을 한두 번 바꿀 때마다 지면을 잘 잡고 버티면서 이동하는 모습이 탄력적으로 느껴져 “자세 좋다”는 말이 나온다. 고속에서의 직진 성능도 괜찮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갈 때 일반 4륜 모드로 운행하면 다소 뒷바퀴가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을 받는다. 다만 4륜 구동의 배분을 이론적으로 앞뒤에 절반까지 배분하는 ‘록’ 버튼을 누르고 운행하면 탄력적으로 네 바퀴가 커브 길을 따라 물면서 진행한다. 록 버튼은 비포장도로나 눈길을 헤쳐나오기 위한 기능으로 시속 60㎞까지 일반 4륜 모드 보다 후륜에 힘을 더 싣는 기능이다.
잘 달리는 일반 주행성능과 록 버튼을 4륜 모드일 때 준수한 커브성능을 감안하면 현대차(005380)가 ‘다이내믹’을 강조한 부분이 이해가 된다. 다만 스포츠모드에서 재미가 생각보다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를 켜면 엔진음이 커지면서 핸들링의 감각이 묵직하면서도 민첩한 것이 일반적인데 투싼은 되레 일반 모드가 더 재미있는 주행감을 주었다. 가변식 댐핑 시스템을 달지 않은 일반차량인 점을 생각해도 스포츠모드가 운전자에게 큰 재미를 주지는 않는다.
플래티넘 패키지로 장착된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일반적인 스트리밍 음악을 들을 때 꽤 괜찮은 음질을 낸다. 탄력적이면서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과 사운드 시스템이 어우러져 젊은 감각을 극대화한다.
아쉬운 점은 언제나 가격이다. 시승한 차량은 3,600만원이 넘는 풀 옵션 모델이다. 4륜 모드와 판노라마 선루프, 사운드시스템 등 운전에 재미를 주는 요소를 더할 때 3,000만원 중반대까지 올라간다. 상위 모델인 싼타페의 낮은 트림과 가격대가 겹친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