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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선(63·사진) 코웨이(021240) 대표는 9일 서울 중구 코웨이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업계에 돌고 있는 ‘웅진의 코웨이 인수설’을 단호한 목소리로 일축했다. 지난 1월 경업(競業)금지 조항에서 벗어난 윤석금 웅진 회장이 ‘코웨이를 되찾겠다’고 한 이후 이 대표가 언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윤 회장이 지난 반년 동안 단 한 번도 MBK파트너스에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후 “매각은 어차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결정할 문제지만, (인수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 회장이 MBK파트너스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 생각이었다면, 오히려 핫라인을 가동해 제대로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윤 회장이 지난 2012년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 측에 매각했을 당시 받았던 수백 억원 대 경영권 프리미엄을 내놓는 방식으로 부족한 인수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는 항간의 이야기와 맥이 닿아있다. M&A 업계에서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코웨이 인수 카드를 꺼내 올린 웅진의 구상이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지분(27.17%)은 7일 종가 기준으로 1조 8,750억원에 달하는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수준으로 가정해도 2조 4,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연결 재무 기준 웅진그룹 전체 총자산은 1조원에도 못 미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나 한국투자증권 등 외부에서 수혈해 본격적으로 인수에 뛰어든다 해도 차입금 규모가 웅진그룹 자산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이 같은 우려에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 결정을 단행하며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웅진의 인수 의지와는 상관없이 코웨이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역량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4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 대표는 “상반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외 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국내에서는 올해 전략제품인 시루직수·드라이브 정수기 등 시루 정수기 시리즈를 선보이는 동시에 의류 청정기 렌털·판매 사업을 통해 생활가전 제품의 외연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의류 청정기 이후에는 고객의 건강과도 밀접한 공기청정기 기능을 추가한 인덕션에서 코웨이만의 혁신DNA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해외 사업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아마존의 소모품 재고 자동배송 서비스(DRS)와 연계한 ‘에어메가’ 공기청정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탄탄한 코디 조직을 바탕으로 국민 기업 수준으로 성장한 말레이시아에서 체화한 성공 DNA를 더욱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중국 시장은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사업을 재정비하고, 일본은 코웨이만의 특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직접 해외 투자자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경영 성과를 공유하고, 코웨이를 양적·질적으로 혁신시켜나가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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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는 지난해 올린 매출 2조5,167억원을 뛰어넘는 2조7,70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4,727억원에서 5,25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특히 매출의 기반이 되는 고객 계정을 711만개(2017년말 653만개)까지 확대해 리더십을 확고히 다진다는 각오다. /이수민·김연하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