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號 '더 센놈' 칠레도 문제없을까

축구대표팀 11일 '남미 강호' 칠레와 두번째 평가전
공수 겸비 미드필더 비달 출전
산체스 빠졌지만 칠레 조직력 탄탄
벤투호 속도축구 또 통할지 주목
강행군 우려 '손' 몇분뛸지도 관심


인기 절정의 ‘벤투호’가 2016년 남미 챔피언 칠레와 맞닥뜨린다.

파울루 벤투(사진) 축구 대표팀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스파링 파트너는 강호 칠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0·2014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팀과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칠레는 7일 일본 홋카이도돔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가진 뒤 우리와 만날 예정이었지만 지진 여파로 일본전은 취소됐다. 한국 A대표팀과는 2008년 1월 단 한 번 서울에서 맞붙었는데 1대0으로 칠레가 이겼다. 23세 대표팀 간 경기도 한 번 있었다. 2000년 9월 시드니 올림픽 본선에서 이동국의 결승골을 앞세운 한국이 1대0으로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위(한국은 57위)의 칠레는 남미선수권인 코파아메리카에서 2016년까지 2년 연속 우승한 강팀이다. 2015년과 2016년 두 번 다 결승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팀이기도 하다. 칠레 역사상 A매치 최다 출전과 최다 골 기록을 가진 알렉시스 산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원정 명단에 빠졌지만 간판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은 있다. A매치 100경기 24골의 비달은 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올 시즌 바르셀로나에 둥지를 틀었다. 왕성한 활동량과 투쟁심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그는 공수에서 두루 기여도가 높다. 단단한 조직력이 팀 색깔인 칠레 대표팀에서는 산체스보다 비달이 키 플레이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치열하기로 유명한 남미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밟지 못한 칠레는 어쩌면 우리보다 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벼르고 있을지 모른다. 수비수 가리 메델(베식타스)과 마우리시오 이슬라(페네르바체)도 축구 팬들에게 반가운 이름이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경쾌한 첫발을 뗀 벤투호는 유례없는 뜨거운 응원 속에 2연승에 도전한다. 지난 8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오픈 트레이닝 행사(훈련 공개)에는 수용 인원 750명을 훌쩍 넘는 1,100명의 팬이 몰려 역대 최고 성황을 이뤘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효과에 벤투 감독 데뷔전 승리가 기름을 부은 것. 전날부터 훈련장 앞에 텐트를 치고 밤샌 팬도 있었다. 여성팬들의 손팻말 응원과 카메라 촬영 세례에 선수단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나타난 벤투호의 색깔은 ‘속도축구’였다. 좌우 풀백이 깊숙이, 끊임없이 공격에 가담하는 형태로 빠른 공격 템포와 빠른 공격 방향 전환이 단연 돋보였다. 4-2-3-1 전술을 기본으로 수비 때는 4-4-2로 변화를 주며 무실점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흐름을 조율하던 기성용(뉴캐슬)을 빼자 후반에는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도 칠레전 관전 포인트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코스타리카전에서 83분을 뛰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종료 뒤 러시아 월드컵과 소속팀 일정, 아시안게임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친 그를 두고 토트넘 팬과 외신 등 해외에서 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축구 팬들도 칠레전을 앞두고 ‘안 나와도 좋으니 좀 쉬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칠레전 뒤 잉글랜드로 돌아가는 손흥민은 오는 15일 리버풀과 중요한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