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37% 급락한 현대차...노조원은 3,000명 中 연수

유럽 대신 中선택 비용 낮췄지만
"실적 악화에도 연수 고집" 비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37%나 급락한 가운데 노조가 3,000여명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현대차(005380)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8월 말 사측과 중국으로 3,000명을 보내는 조합원 해외연수에 합의했다.


애초 사측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올해 조합원 해외연수 전면 취소를 노조에 요구했다가 노조의 반발에 한발 물러나며 노조원 400여명의 6박7일 유럽 연수를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가 이마저 거부해 결국 중국으로 4박5일간 3,000명을 보내는 안을 확정했다. 노조원들은 올해 10월~내년 4월 1,200명, 내년 5월부터 오는 2020년 4월까지 1,800명 등 근 2년에 걸쳐 3,000명이 중국 연수의 혜택을 받게 된다. 2016년(770명)과 2017년(530명) 연수 규모와 비교하면 올해 규모가 더 늘어난 셈이다.


물론 유럽 대신 중국으로 연수지를 정해 비용을 낮췄지만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적이 극도로 나빠지는 상황이라 굳이 해외연수를 고집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6,321억원으로 37% 급감했다. 현대차의 실적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가 496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는 450만대까지 위축됐다.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도 224만대로 부진하다. 올해마저 줄면 3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게 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번 중국 연수를 두고 “노조가 정신을 차리라는 출장”이 돼야 한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들린다. 현대차 충칭공장 노동자의 월급은 90만원 수준으로 울산공장(약 800만원)의 9분의1 수준인데 생산성(울산공장 100 기준)은 160으로 60%나 높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HPV)이 평균 26.8시간으로 중국(17.7시간)과 미국(14.7시간)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판매량 감소와 산업 변화 앞에서 노조도 특혜를 더 내려놓아야 한다”며 “중국 연수 기간에 생산성이 뛰어난 공장 방문 등을 통해 경각심을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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