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남쪽 58㎞ 지점 울릉분지 내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 전경. /사진제공=울산시
국내 자원개발의 상징인 동해가스전이 신재생에너지 중심 기지로 다시 태어난다.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뽑아내던 시설이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구조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0일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동해-1 가스전과 2016년 추가 생산이 이어진 동해-2 가스전 모두 2021년 6월 생산을 종료한다. 해저광물자원 개발법에 따라 생산이 종료되면 바다 위 시설물을 없애고 원상복구해야 한다.
울산시는 가스전을 풍력단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최근 동해가스전 인근에 1조5,000억원을 들여 5메가와트(㎿)급 해상풍력기 50개를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을 풍력발전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저광물자원 개발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해상플랫폼에 관리와 운영을 비롯한 변전소 기능을 탑재하고, 동해가스전과 육지를 연결하는 가스 관로는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옮기는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법이 개정되면 한국석유공사는 철거 비용 1,000억원가량을 아낄 수 있고, 울산시는 1,500억원 정도의 시설비 투자를 줄일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설 재활용 방안을 2월부터 기획하고 준비해 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구두로 재활용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도 긍정적이다. 공사 관계자는 “동해가스전은 국내 최초의 상업적 가스전으로 국내대륙붕에서 석유자원의 존재를 입증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에 산유국의 꿈을 실현해줬다”고 평가하며 “이 시설이 신재생에너지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 남동쪽 58㎞에 위치한 동해-1 가스전은 1970년대에 조광권을 가진 네덜란드의 쉘사가 석유탐사에 실패하고 철수한 지역으로, 이후 동해가스전이 속한 제6-1광구 지역에서 시추에 나선 한국석유공사가 가스를 발견했다. 2004년 상업 생산을 시작해 현재(2018년 6월 기준)까지 투자 대비 10억달러(1조2,000억원 )가량을 초과 회수한 대표적인 효자 사업이다. 또한 가스의 국내생산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 2조4,000억원의 에너지 수입 대체효과도 거뒀다.
이번에 울산시가 재활용하려는 해상플랫폼은 구조물 높이가 200m로, 수심 152m 지역에 설치돼 있다. 현대중공업이 만든 이 시설은 1등급(리히터 규모 6)의 내진설계가 돼 있으며 초속 51m 바람과 파고 17.5m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국내 대륙붕 밖에 위치한 해상플랫폼은 어초 역할도 해 주변에 어족 자원이 풍부하며 고래와 돌고래가 수시로 오가기도 한다. 현재 40여명이 2주 단위로 맞교대 투입돼 관리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