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증권업 진출한다

자회사 카카오페이 통해
바로투자증권 인수 협상
매각가 500억 안팎 논의
금융 서비스 확대 포석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한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소형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단순 결제 비즈니스가 아닌 중국의 ‘알리페이’처럼 다양한 금융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수 가격은 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최종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인수희망자인 카카오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 지분 100% 인수가 아닌 경영권을 동반한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가는 500억원 안팎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바로투자증권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페이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증권업 역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이나 구체적으로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는 지불 결제가 아닌 다양한 금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달 서울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불 결제는 비즈니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용자가 트래픽이고 그 외의 금융 비즈니스 서비스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류 대표는 “중국의 알리페이 등도 투자상품이나 보험상품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처럼 수익화 사업과 관련해 하반기 여러 건의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은 올해 초부터 전망됐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주주인 중국의 알리페이 사업 모델을 따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알리페이 금융 상품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 상품 ‘위어바오’가 있다. 위어바오는 알리페이 계좌에 있는 여윳돈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1조5,000억위안(약 246조원) 이상으로 이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결제 서비스를 넘어 보험, 재테크 등 온라인 금융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 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카카오 측은 올 초부터 ‘알리페이’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카카오 측은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를 타진했다 무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온라인펀드판매사인 펀드온라인코리아 인수를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증권업을 시작으로 2009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았다. 출범 3년 만에 종합부동산개발 기업인 신안그룹에 인수됐다. 신안그룹은 추가 지분 인수로 바로투자증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박호현·지민구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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