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백상아(한지민)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김시아)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감성드라마.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감독 이지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쓰백>은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하는 한지민뿐만 아니라, 천재 아역의 탄생을 알리는 김시아, 꽉 찬 연기력의 이희준 그리고 권소현, 백수장, 장영남, 김선영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양문숙 기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보여 온 한지민이 이번엔 험난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강인함을 간직한 ‘백상아’로 분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본래의 깨끗한 피부를 포기한 거친 피부 연출, 짧은 탈색 머리, 짙은 립스틱 등 강한 분장부터 검은 가죽 재킷, 딱 붙는 스커트, 버건디 색 힐 등 포스 넘치는 의상까지 장착하며 와일드한 비주얼로 변신한 것이다. 또한 거침없는 말투와 담배를 피워 무는 모습 등을 보이며 척박하게 살아온 ‘상아’의 인생을 그 자체로 보여준다.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한지민은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보다는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은 “시나리오에 끌림도 있었고, 상아 자체가 내가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백상아의 캐릭터와 감정이 내가 했던 기존 캐릭터들과는 상이한 부분이 있었다. 이 캐릭터가 도전이고 용기내는 일이라는 것을 배제할 만큼 시나리오 자체가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상아가 어린 지은을 보고 끌리듯, 캐릭터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지민과 호흡한 아역 김시아는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김지은으로 분했다. 이지원 감독은 “다들 정형화된 예쁜 모습의 아역 배우들이 많았는데 시아는 분위기가 있는 아이였다. 또 촬영을 할 때도 디렉팅을 주면 원하는대로 잘 해냈다”라고 만족했다.
김지은 역의 아역 배우 김시아와의 호흡에 대해 한지민은 “극중 지은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시아의 눈이 어린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고독함도 있고, 슬픔도 있는 묘한 느낌이었다. 지은이처럼 보여 깜짝 놀랐다. “며 운명적인 만남을 전했다.
/사진=양문숙 기자
배우 한지민-이희준/사진=양문숙 기자
이희준이 한지민이 분한 ‘백상아’의 과거를 아는 형사 ‘장섭’ 역을 맡았다. 이지원 감독은 “이희준은 장섭 역할을 200% 소화했음은 물론, 캐릭터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의견을 주었다. 시나리오에 반영한 씬도 있을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지원 감독은 “배우 한지민은 알면 알수록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다. 그 모습을 보고 ‘백상아’가 가지고 있는 센 모습과도 의외로 접점이 많겠다고 느꼈다”며 캐스팅 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미쓰백’은 아동학대와 관련한 실화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 이지원 감독은 이번 영화로 장편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감독은 “많은 분들이 이런 아동학대 문제에 직면해도 현실적으로 외면하게 되는거 같다. 그런 점에 대해서 다루고 싶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감독 주변에서 목격한 아이의 눈빛이 그를 이번 작품으로 이끌었다.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하던 작품이 있었는데 그걸 못하게 됐다. 그러다가 당시에 살던 아파트 옆집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라며 “어느날 그 아이를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그 아이 눈빛에서 ‘나를 도와달라’ 눈빛을 봤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계속 뇌리에 남았지만, 그 아이를 어쩔수 없이 외면할수 밖에 없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이사를 갔더라. 더더욱 그 아이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 뒤 감독은 원래 준비하던걸 덮고 이번 ‘미쓰백’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아이를 보고 쓴 작품이다. 한달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프로덕션도 6개월만에 하고 여기까지 왔다”라고 탄생 비화를 전했다.
한지민 역시 “아동학대 문제는 내 개인 스스로도 분노가 크다. 또 잊을만하면 뉴스에도 나온다. 김시아가 잘 해냈다”라고 이야기하며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여배우가 비주얼을 내려놨다, 포기했다’ 보다는 미쓰백이 처절하게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감독
여성이 주인공이 돼 활약하는 원톱 여성 영화란 점 역시 관심을 끈다. 한지민은 타이틀롤로 나섰다.
한지민은 “영화계에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지 않은 건 사실이다”고 말한 한지민은 “하지만 ‘미쓰백’을 골랐을 당시엔 제가 주연이고, 또 여성 중심 영화라는 조건들은 보이지는 않았다. 워낙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까 무게감과 부담감이 뒤늦게 온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 영화가 희망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며 “외면 받고 소외된 지은이 같은 어린 친구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여성 영화 영역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쓰백’은 10월 11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