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1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사회에서 구체적 안건은 아니지만 (한국에) 신설 법인을 만들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GM 측으로부터 공식 대답을 받지 못했다”며 “구체적 내용을 떠나 GM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기본 협약에 위배되는 만큼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산은이 임명한 사외이사가 신설 법인의 구체적인 목적·기대효과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요청했지만 한국GM 측이 R&D 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산은 측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GM의 R&D 신설 법인 추진은 기본 협약에 위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산은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국GM 노조 등도 R&D 법인을 설립하면 나머지 생산·조립시설은 폐쇄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이 회장은 또 상반기 매각이 무산됐던 대우건설에 대해서는“3년 후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당시에 고려하지 못했던 남북경협 이슈가 부상해 대우건설의 가치가 생각보다 빨리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회장은 “매각 추진 당시 대우건설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서 보듯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산은의 그늘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우조선·현대상선 등 구조조정 기업들을 1년에 두 번은 직접 찾아가 보고를 받는 등 주인의식을 갖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성장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육성이 단기간 내 성과를 거두기 어렵더라도 다음 또는 그다음 회장 임기 때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겠다”며 “성장 유망기업 200개를 발굴해 맞춤형 지원사업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흔한 게 돈”이라며 “지금처럼 부동산에서 번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재투입되는 구조가 지속되면 혁신 창업기업의 육성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