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권자 “미국, 신뢰할 만한 우방” 응답 44%에 그쳐

트럼프 집권 뒤 미에 대한 긍정의견 급감…오바마 때보다 33%P↓

프랑스 유권자 가운데 미국을 신뢰할만한 우방으로 여기는 비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인들의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4년 전 조사 때보다 33%포인트나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최근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을 신뢰할 만한 우방으로 여긴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이런 의견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당시 조사 때보다 3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장·노년층과 청년층의 미국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65세 이상 응답자 중에 미국을 신뢰할 만한 동맹국으로 생각한다는 답은 38%에 그쳤지만, 18∼24세는 52%였다.


프랑스인들의 미국에 대한 관념을 부정적으로 만든 주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환경정책이었다. 설문 응답자의 78%는 미국의 무역정책이 프랑스의 성장을 해칠 것이라고 답했고, 88%는 파리 기후협정을 탈퇴한 미국을 지구온난화와의 싸움에서 ‘적’으로 규정했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정책 방향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긍정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좋은 리더라고 답한 비율은 17%였지만, 54%는 그가 매우 나쁜 리더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극우를 제외한 모든 정치성향의 프랑스 유권자들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이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전 국민전선)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42%가 트럼프에게 호감을 표했다.

Ifop는 “전체적으로 트럼프 집권 전후로 미국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인식이 크게 엇갈린다”고 평가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