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시작된 암호화폐의 가치 폭락 현상이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전체 암호화폐의 총 가치가 지난주 2,000억달러(약 224조3,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고점인 8,320억달러(약 933조원)을 기록한 올해 초에 비해 76%에 해당하는 6,320억 달러(약 709조원)가 사라진 수치이다.


WSJ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가치하락 추세는 각각 달랐다. 비트코인은 작년 12월 7일부터 68% 급락했다. 지난 6월 30일 이후 세계 2위의 가상화폐의 자리에 오른 이더(블록체인 이더리움의 화폐단위)는 53% 폭락했고, XRP는 43%, 비트코인 캐시는 37%, EOS는 38% 하락했다.

WSJ는 암호화폐의 몰락은 실용성에 대한 의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질적인 재화로 사용하기 힘들고 암호화폐 매매 거래를 제외하면 마땅한 사용처도 없다. 결국, 투자자들이 과연 암호화폐에 상거래를 바꿀 잠재력이 있는지 회의감을 품는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연구업체 메사리의 댄 매카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 시장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마켓닷컴 수석 시장분석가 닐 윌슨은 “많은 분석가가 지적한 대로 암호화폐란 것이 얼마나 큰 투기성 거품이었는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 또한 사장을 억제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과 연동해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요청을 계속 물리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리스크가 불명한 데다가 시장이 조작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 법무부는 암호화폐 시장이 조작될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변동성을 지적하며 암호화폐가 가진 잠재력에 여전히 신뢰를 갖고 있다. 벤처기업 오토너머스 파트너스의 애리애나 심프슨 사장은 “모든 주요 기술발전 사이클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기술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과 금융자본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디커플링)를 보게 된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