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지지율 제고’와 ‘존재감 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평화당 선장을 맡았다. 신임 선장의 최대 강점은 기자와 앵커를 거치며 쌓은 인지도다. 또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당 대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 대여(對與)·대야(對野) 협상 및 투쟁에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 환경도 나쁘지 않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경제 실정’으로 고용·분배 참사에서부터 부동산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겨냥할 수 있는 타깃이 여럿이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역시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다른 야당과 달리 초당적 협력을 외칠 수 있는 정 대표 입장에서 볼 때 불리한 이슈는 아니다.
문제는 당 내부에 있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며 출범한 당의 ‘좌클릭’으로 인한 노선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달 당 대표를 수락하며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평화당”을 당 노선으로 천명했다. 이후 실제로 쌍용자동차 해고근로자 분향소, 아파트 건설현장 등을 누비며 사안마다 진보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을 필두로 한 비 정동영(DY)계가 당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면서 형성한 반(反) 정동영 기류가 앞으로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 대표가 당의 지휘봉을 잡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지지율이 여전히 1% 정도에서 맴돌고 있는 것도 그의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밖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다시 정의당과 공동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 호남당 이미지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위협 요인이다./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