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9·13 종합 부동산대책을 ‘종합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규제만 가득한 반쪽짜리 대책’이라 평가했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고강도 세금폭탄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이 돌아왔다”며 “기존에 계속하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을 다시 강화한 것에 불과하며 쓸 수 있는 규제카드를 다 꺼내놓은 대책”이라 깎아내렸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9·13 대책은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지역 2주택자 이상 보유자에게 현행보다 0.1~1.2%p까지 세율을 누진적으로 인상해 최대 3.2% 종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번 종부세 중과 조치로 인해 서민들이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함 의장의 주장이다. 그는 “막대한 양도세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쉽게 집을 내놓지 않을 것이며 늘어난 종부세 부담은 매매 가격이나 전·월세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 말했다. 또 “투기세력 잡겠다고 이와 아무 상관 없는 1주택자들까지도 규제하는 건 빈대를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집을 갈아타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고 부동산 시장의 동맥경화를 불러일으킨다”고 경고했다.
그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이 아닌 다른 산업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 의장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어야 가격이 안정된다는 불변의 시장논리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는) 시장이 안정되면 신속히 추가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이 추가조치에는 주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게끔 하는 과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정상화 방안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필요한 세제 부분에 대해 철저히 심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원내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세제 부분은 국회에서 면밀하게 심사할 것”이라 전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수도권 군부대를 이전해 택지 공급’ 주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 지적하며 “수도권 군부대 안보는 소홀히 해도 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부동산정책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이번 대책 이후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난 후에 최종적인 입장을 정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