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14일 KLPGA 투어 올포유 챔피언십 2라운드 10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티샷 뒤 미소 짓는 김아림. /사진제공=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장타자 김아림(23·SBI저축은행)은 올여름 남다른 고민에 시달렸다. 프로골퍼들은 보통 여름이면 체력이 떨어져 고민인데 김아림은 그 반대였다. 최악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여름 헤드 스피드가 오히려 크게 늘어 거리 맞추기에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한다.
김아림은 14일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615야드)에서 계속된 KLPGA 투어 올포유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2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10언더파 단독 선두 이소영(21·롯데)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다. 지난 2016년 데뷔 후 첫 승 기회를 잡은 것이다.
김아림은 드라이버로 평균 258야드를 날리고 있다. 올 시즌 단연 1위. 상금랭킹은 11위(약 3억3,700만원)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결승에 진출, ‘골프여제’ 박인비에게 1홀 차로 아깝게 지면서 더 이름을 알렸다. 바로 그다음 주 E1채리티 오픈에서 준우승하는 등 5월에 3주 연속으로 톱3에 들면서 우승을 재촉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톱10 없이 주춤댔다.
이유가 있었다. 김아림은 “여름에 체력이 떨어질 것을 생각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클럽 스펙도 힘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거기에 맞췄는데 오히려 여름에 헤드 스피드가 시속 4마일이나 늘었다”면서 “저도 놀라고 주변에서도 놀랐다. 정말 이 수치가 맞나 싶었다”며 웃었다. 헤드 스피드 4마일 증가면 거리는 12야드 정도 늘어난다. 아이언 샷이 한 클럽 더 나가 당황한 적도 많았다고. 김아림은 “거리가 생각지 않게 많이 나간데다 볼 끝이 날려 5개 대회 정도 혼란을 겪었다. 최근 샤프트 등 클럽 스펙을 강하게 바꾸고 새 클럽에 적응하면서 다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우스스프링스는 5월 E1채리티 오픈이 열렸던 곳이다. 당시 한 라운드에 드라이버를 3~4차례밖에 잡지 않으면서 준우승했다. 김아림은 코스 길이를 당시에 비해 약 150야드 늘려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 대해 “저로서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김아림은 파3홀 4개를 제외한 14개 홀 중 7개 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그동안 퍼트와 쇼트 게임에서 꼭 한 라운드에 한두 번씩 큰 실수가 있었다고 돌아본 김아림은 “실수 폭을 크게 줄이면서 제법 정교해졌다. 시즌 종료까지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으니 이제부터 승부수를 던져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즌 2승의 이소영은 3승 선착 가능성을 키웠다. 버디만 7개를 잡은 그는 “1·2년 차 때에 비해 즐기면서 칠 수 있게 되다 보니 성적도 따르는 것 같다. ‘대회 끝나면 월요일에 뭐하지’ 같은 다른 생각들을 종종 하면서 경기한다”고 했다.
9언더파 2위는 9년 차 박주영(28·동부건설)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박희영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박주영은 데뷔 첫 5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7개(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그는 2016년 한 번 경험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상금 1위 오지현(22·KB금융그룹)은 4번홀(파4) 트리플 보기 등으로 2타를 잃어 이틀 합계 4언더파를 기록했다. 상금 2위 최혜진(19·롯데)은 이븐파로 마쳐 6언더파로 반환점을 돌았다. 첫날 선두 김지현(27·롯데)과 김자영(27·SK네트웍스)은 각각 4언더파와 5언더파로 밀려났다.
/이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