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시터 홈페이지 캡쳐
#. 워킹맘이자 5살과 3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강민주(37)씨는 남편과 자신의 회식 일정이 불가피하게 겹칠 때, 아이돌보미 중개 플랫폼인 ‘맘시터’에 들어가 영유아 교구인 가베로 놀아줄 대학생 시터를 찾는다. 자신이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입력하면 그때 부를 수 있는 시터 목록이 나온다. 강씨는 자신보다 먼저 시터와 매칭됐던 이들의 후기를 읽고 그들 가운데 아이들과 잘 통할 것 같은 시터를 결정해왔다. 이번에는 지난달 5번 정도 아이들과 함께 놀며 안면을 튼 A대 유아교육과 학생 최나영(가명)씨를 부르기로 했다. “엄마, 가베 누나 언제 와요?”라며 며칠 전부터 만남을 기대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최씨가 아이들을 맡아줄 2시간은 걱정이 없다.
최근 강 씨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다차원의 방정식을 마주하고 있는 수많은 부모를 위해 팔 걷고 나선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적시에 필요한 베이비 시터를 구할 수 있다’, 또는 ‘보육·교육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양질의 돌보미를 소개한다’는 장점을 앞세운 이들 서비스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양육자들에게 인기 몰이 중이다.
◇“가장 빠르게, 원하는 조건으로 찾는다”= 지난 2016년 9월 론칭한 맘시터는 양육 환경이나 가치관에 따라 제각각인 부모의 보육 니즈를 적시에 충족해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2년이라는 단기간 내 부모회원 3만명, 시터회원 5만명에 달하는 두터운 고객 층을 확보했다. 서울을 비롯해 주요 광역시는 물론 군·읍·면 등 지방에서도 지금 바로 활동이 가능한 시터를 1만명(2018년 9월 기준)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한 소개 건 당 수수료를 내는 다른 업체와 달리, 특정 기간 동안 이용권을 결제하면 시터에게 직접 이용료를 전달하는 방식이라 1시간 돌봄비용이 8,000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대학생 시터인 경우에는 재학 여부를, 일반인 시터일 경우에는 주민등록등본, 기타 자격증에 대한 인증을 거치고 맘시터 내에서 채용된 횟수도 확인할 수 있다. 맘시터는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지난해 대비 올해(상반기 기준),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맘시터’를 운영하는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사진제공=맘편한세상
정지예(사진) 맘편한세상 대표는 “이용 고객의 90% 정도가 검색을 시작하고 2시간 이내에 자신이 원하는 시터를 선택하고 있다”며 “지역이나 요일, 시간의 제한 없이 양육 도움이 필요할 때 시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서비스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아이의 성격에 따라, 또는 부모가 중요하게 여기는 양육 가치관에 따라 원하는 이상적인 시터는 너무나도 다양하다”며 “따라서 맘시터는 소개 플랫폼으로서 부모회원이 직접 시터를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 이용한 분들의 후기와 신고 필터링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해 철저하게 시터 인력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째깍악어 선생님과 함께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다./사진제공=째깍악어
◇“양질의 보육교사가 갑니다”=엄격한 시터 선발 과정을 내세워 안심할 수 있는 돌봄 서비스를 강조하는 곳도 있다. 앞서 소개한 맘시터와 같은 시기인 2016년 9월 시작한 ‘째깍악어’는 부모회원 1만6,400여명이지만 돌봄에 나설 수 있는 악어선생님(시터 및 교사) 회원은 950명으로, 돌봄 도움이 필요한 부모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째깍악어는 시터 회원의 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자체 면접을 실시하거나 책임보증금 등을 받는 방식 등으로 까다롭게 시터 회원을 검증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특히 업계에서 유일하게 교사 전원을 대상으로 성범죄나 아동학대 이력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소개한다는 점도 부모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선발된 시터 가운데 보육교사 자격증과 같은 국가공인자격증을 보유한 이들이 많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사진제공=째깍악어
아이들의 방학숙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탄 서비스도 있다. 그룹 체험학습 맞춤 서비스인 ‘째깍 방학단’은 박물관이나 전시회 등을 악어선생님과 함께 다녀오는 프로그램인데, 부모 회원들이 반응이 좋아서 최근 학기 중에도 주말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됐다. 부모가 최소 2명의 아이를 모아 체험학습을 원하는 장소를 선택, 신청하면 째깍악어 선생님이 장소 이동부터 체험, 귀가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인솔한다. 김희정(사진) 째깍악어 대표는 “자녀 양육에 관한 기사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급할 때 돌봐줄 사람 찾기’였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 부족’, ‘개인 시간 부족’의 순으로 조사된 것을 봤다”며, “째깍악어는 단순 매칭 플랫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인 아이 돌봄 문제 해결에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란다 모바일 홈페이지 캡쳐
◇“저희가 직접 연결해 드립니다”=만 3세부터 13세 사이의 유치원·초등학생을 위한 방문 돌봄과 교육서비스를 매칭하는 ‘자란다’는 부모가 아이에게 적합한 놀이와 학습 조건을 신청하면 자란다에서 사전 교육을 받은 대학생 선생님(자란쌤)을 추천, 연결해주고 있다. 앞의 두 업체가 부모와 시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이었다면, 자란다는 매칭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자란다에서는 선생님의 성향과 전공, 지역 등을 데이터로 만든 후 이를 기반으로 부모와 연결하고 있다. 가정에 방문해 아이들과 만났던 선생님의 활동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돌봄을 받는 아이에게 정기적이고 일관된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자란쌤으로 등록된 이는 3,100여명이다. 누적 매칭수는 6,3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체계적인 교육 관리를 원하는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는 “신원확인과 성향검사, 인성면접 등의 단계를 차례로 거쳐 새싹 선생님으로 선발하고 교육 시간을 엄수하고 후기를 검증해 자란선생님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아이들의 바른 성장과 정서적 만족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방문 교육 솔루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