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LF의 계열사인 인덜지코리아가 수입·유통하고 있던 영국 1위 수제맥주 ‘브루독’이 앞으로는 하이트진로를 통해 유통될 전망이다. 인덜지코리아와 브루독의 계약은 내년 4월까지지만 계약 만기 6개월 전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기로 한 관례에 따라 하이트진로와 브루독의 계약은 늦어도 10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재 서로의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판권 확보에 나선 브루독은 독특하고 기발한 수제맥주를 잇따라 선보이며 글로벌 맥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다. 국내 편의점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대표 제품 ‘펑크 IPA’는 진하고 쌉쌀한 맛의 에일 맥주로 수제맥주 입문자들에게 추천되기도 한다.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수입맥주 상품군을 강화하는 이유가 수년째 이어진 국산 맥주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 AB인베브가 소유한 OB맥주가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등 다양한 수입 맥주를 앞세워 음식점·주점 등의 시장에서 국산 맥주 카스의 점유율까지 증가시켰던 선례를 뒤따르는 셈이다. 최근 다양한 수입·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세청 등에 따르면 수입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3년 4.9%에서 지난해 16.7%로 3배 이상 늘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기린, 싱하, 크로넨버그 1664블랑 정도에 그쳤던 수입맥주 상품군을 올해부터 빠르게 늘려가는 중이다. 연초 덴마크 맥주회사인 칼스버그로부터 ‘서머스비’ 판권을 확보해 국내 판매에 나섰고 7월께부터 프리미엄 수제맥주 밸러스트포인트의 유통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입 맥주 시장 선점을 위한 주류 대기업들의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1위 맥주 기업 AB인베브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OB맥주가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 맥주를 출시하고 있는데다 롯데주류 역시 연초 글로벌 3위 맥주회사 ‘몰슨쿠어스’와 계약을 맺고 ‘밀러’, ‘블루문’ 등의 유명 맥주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 맥주에 유리하게 설계된 세금 구조를 변경하려는 주세법 개정이 2020년께로 미뤄짐에 따라 당분간 수입 맥주 성장세는 지속되리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라며 “시장 선점과 확대에 나서려는 주류 대기업들이 가격 경쟁과 물량 공세 등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