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코벨 매장서 흑인여성에 영어 쓴다고 주문 거부…"인종차별 행위" 논란

미국의 한 타코벨(TacoBell)매장./사진=타코벨 홈페이지 캡처

미국 마이애미에서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이 영어를 쓰는 미국 흑인여성의 주문을 거부하는 동영상이 논란을 낳고 있다.

16일 마이애미헤럴드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곳은 마이애미 스페인어 통용지역인 하이얼리어에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형태의 타코벨(TacoBell) 매장이다. 지난 12일 저녁(현지시간) 해당 매장을 방문한 알렉산드리아 몽고메리라는 여성은 ‘루이사’라는 점원에게 음식을 주문했지만 점원은 “직원 중에 아무도 영어를 쓰는 사람이 없다”며 주문받기를 거부했다.

이에 몽고메리는 “여기는 미국이 아니냐”며 반복적으로 주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점원은 끝까지 “여긴 하이얼리어입니다”라며 주문을 거부하고 매장에서 떠나지 않을 경우 경찰을 부를 것이라며 오히려 몽고메리를 협박했다.

몽고메리는 점원과의 대화가 통하지 않아 지배인과의 통화를 요구하자 점원은 “지금 집에서 자고 있어요”라며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결국 지배인과 통화가 연결된 몽고메리는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사과와 함께 고맙다는 짤막한 말을 한 뒤 전화가 끊겼다고 한다.

이후 몽고메리는 이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려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비난했고, 게시 후 동영상은 1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점원은 지배인의 이름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고, 실제로 지배인은 그날 근무 중이었다”며 “내가 한 말을 다 알아듣고서도 주문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페이스북에서는 “미국 기업인 타코벨의 직원은 법적으로 영어를 써야 하는데 황당무계하다”, “점원들을 당장 해고시켜라”라는 등 타코벨을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마이애미의 한 방송사가 매장 점원들과 영어로 인터뷰하고 영어로 주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직원들의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자 비난 반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타코벨 측은 설명을 통해 고객의 경험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