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실언이 연일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 상황과 동떨어지게 “직장을 못 구하면 업종을 바꿔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빌미가 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에서 시민과 만난 자리에서 정원사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자 “요식업이나 건설 쪽으로 구직을 고려해보라”고 했다.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빚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해당 청년과 대화가 담긴 짧은 영상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SNS)에는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프랑스인들이 처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조롱과 비판이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통령의 발언은 ‘부자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빈곤층에게 최저 생계비를 통합 지원하는 ‘활동보편소득’ 도입 등 대규모 반(反)빈곤정책을 발표한 시점에 나왔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5월 대통령 당선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대통령 경호 보좌관 알렉상드르 베닐라의 시민 폭행 스캔들, 환경장관 사임 등 잇단 악재로 최근 30%선 마저 무너졌다.
지난해 5월 66%의 득표율로 당선된 마크롱 대통령은 200억 유로(26조)에 달하는 세금 감면, 복지 축소 정책 등 친기업 정책에만 몰두하며 서민들의 인기를 잃었다. ‘기업과 부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게 프랑스인들의 인식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