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 치료제 개발 길 열렸다

KIST 연구팀, NRAS 단백질 돌연변이 관련 최초 탐색 성과
“동물 모델 실험 결과 열흘 정도 생존 연장 확인”

a)급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 이식한 쥐의 생체이미징. 후보약물을 투약(10k)한 쥐의 암이 대부분 사라졌다. (b) 대조군과 비교해 후보약물(10k)을 투약한 쥐의 생존일 수가 열흘 정도 늘어났다. /자료제공=한국연구재단

난치병인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단서가 나와 표적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심태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이 ‘NRAS 단백질 돌연변이’ 유발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에서 구조·활성 상관관계를 최초로 탐색했다고 17일 밝혔다.


NRAS를 포함한 RAS 단백질은 외부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스위치’다. 세포 생존·분화·성장 등 다양한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정상으로 절된 RAS 돌연변이는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NRAS 돌연변이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0명 중 1명에게서 발견된다.

전체 백혈병 환자 중 40% 정도에서 나타나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생존율이 낮다. NRAS 돌연변이를 직접 저해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는 아직 없다.

(왼쪽부터)심태보 KIST·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 조한나·신인재 고려대 대학원생.

연구팀은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에서 구조·활성 간 연관성을 분석, 독성이 줄어든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엑스레이 결정학을 통해 후보물질과 표적 분자 결합구조도 규명했다. 후보물질은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를 사멸시키고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실제 동물 모델 실험 결과, 부작용 없이 열흘 정도 생존일수가 연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심 박사는 “처음으로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논문은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 8월 28일자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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