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전망 실패 논란에…“전망치, 단일 값 아닌 범위로 해야”

정부가 내놓은 올여름 전력 수요 전망이 실제 전력 수요와 큰 차이를 보이자 전망치를 단일 값이 아닌 범위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대 전력 수요를 범위 값으로 전망함으로서 수요 전망 예측 실패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17일 대한전기학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 전력수급 전문가 컨퍼런스’에서 “(2019년 예정된) 9차 전력수급계획을 짤 때는 최대 전력 수요를 하나의 값으로 하지 말고 레인지(범위)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교수가 지난해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올해 말 발표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에 몸 담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의 입장도 유 교수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교수가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한 데는 올 여름에 이례적인 폭염으로 정부의 전력 수요 전망이 크게 엇나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를 8,830만kW로 전망했지만, 실제 최대 전력은 지난 7월24일 역대 최고인 9,248만kW를 기록했다. 당시 예비력은 709만kW로 7.7% 예비율을 유지했다.

이처럼 엇나간 정부 전망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두 자릿수 예비율을 유지하려면 900만k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경험적으로 우리나라는 500만kW 이상만 가지고 있어도 다른 추가 자원이 있어 충분하고, 두 자릿수를 고집하는 것은 너무 낭비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올 겨울에도 이례적인 강추위가 이어지면 동계에도 전력 수요가 최대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2012년과 2013년에는 동계에 전력 수요가 피크였고, 2016년부터 올해까지는 하계에 피크였다”며 “지난해 겨울이 평년대비 4.4℃ 낮았는데, 이게 지속될 경우 동계와 하계 모두에서 피크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감하며 전력 수요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법을 개편할 방침을 밝혔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전력 피크 몇 달 전에 수치 하나만 발표하는 게 맞는 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윤·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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