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표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한국과 한 약속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겨냥한 김정은의 대담한 전략(gambit)”이라며 이번 발표가 북미 간 돌파구 마련에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이번 회담 결과가 긴장 국면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다시 긍정적 신호를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합의문이 ‘의지’만 드러냈을 뿐 구체 내용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concrete promises)가 없었다”고 꼬집었고 뉴욕타임스(NYT) 역시 “남과 북이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기로 합의했지만 어떻게 이런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미국의 주장해왔던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내세운 만큼 합의안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평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P통신은 “기대를 하게 하는 몇몇 제안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북 핵시설 리스트 제출 약속, 신뢰할 수 있는 단계별 시간표, 진전 상황 평가와 위반 사항 확인을 위한 국제 사찰단 입국 허용 합의 등 워싱턴이 바라는 주요 조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인 랜드코퍼레이션의 국방전문가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아주 모호한(extremely vague) 합의안이었다”며 “말은 쉽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