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내용이 다수 발표되자 경기도 접경지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연합뉴스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내용이 다수 발표되자 경기도 접경지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남북은 지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군사분계선 기준 남북 10㎞ 폭의 완충지대를 둬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한 것을 포함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비무장지대(DMZ) 내 GP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 그동안 남북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총소리·포성에 시달리고 대피소에서 생활해야 했던 김포, 파주, 포천, 연천 등 경기도 접경지 주민들은 이 같은 합의 내용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김포시 애기봉 일대 대북전단 살포 반대 등 김포지역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한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김포는 해병대가 주둔해 늘 훈련이 이뤄지며 헬기나 전차, 사격소음 등의 주민피해가 발생한 지역”이라며 “한강 군사분계선에서 2㎞가량 떨어진 애기봉 일대에서는 앞으로 총소리, 포성이 사라질 것”이라며 환영했다.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마을인 통일촌 이완배 이장도 “주민들은 평소 총소리와 포격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고, 연천 포격 도발이나 연평도 포격 때는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완배 이장은 이어 “남북 합의가 잘 이행돼 그동안의 불편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남북관계가 더욱 좋아져 민통선 지역 출입도 자유롭게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8월 20일 북한군이 발사한 고사총탄이 날아와 24시간 대피소 생활을 해야 했던 연천군 중면 주민들도 남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적 합의에 반가움을 표했다. 연천의 유일한 민통선 마을인 중면 횡산리 은금홍 이장은 “국민 전체가 반길만한 일이다. 우리는 군부대 훈련이 일상화한 접경지라 더욱 반갑다”며 “남북관계가 더 큰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부대 사격장만 9곳으로 면적이 여의도(8.4㎢)의 6배인 50.5㎢에 달해 그동안 소음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포천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격훈련이나 야외기동훈련이 줄어 총소리, 포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남북 경협의 중심도시로 거듭나길 원하기 때문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이번 군사적 합의가 당장 포천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돼 주민들의 불편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포천은 평화시대 남북 경협의 거점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좋아져 접경지 낙후도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