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여부 또다시 연기...다음달 5일 재논의

흑산공항 건설 여부 또다시 연기...다음달 5일 재논의

흑산공항 건설 여부가 또다시 미뤄졌다.

19일 정부는 오후 2시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개최해 ‘흑산공항 신설 관련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심의했다. 오후 6시까지로 예정됐던 회의는 논의가 길어지며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자정 가까운 시간에 정회가 선언됐다. 공식적으로 연기나 보류가 선언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10월 5일 속행될 회의는 이날과 같은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가 된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인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사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오늘 10시간 가깝게 논의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당연직 9명, 민간 당연직 1명, 민간위원 11명 등 모두 21명이 참석했다.

공항 건설을 추진 중인 서울지방항공청은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 통행량 데이터, 자연환경 조사, 활주로 안전성, 지역경제 파급력 등 4가지 사안을 보완하겠다면 심의 연기를 요청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회의 개최를 강행했지만 심의 연기 여부를 놓고 참석자들 간 논쟁이 커지면서 회의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오후 7시 40분께 회의가 잠시 정회하자 공항 건설 주장에 힘을 싣고자 상경한 박우량 신안군수는 박 차관과 면담을 자청했다. 박 군수가 박 차관을 회의실 옆방으로 데려가 문을 걸어 잠그고 심의 연기를 거칠게 요구하면서 회의는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신안군 공무원과 민간위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신고를 받은 경찰 2명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오가는 데 필요한 시간이 7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어든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 2016년 11월 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심의에서 철새 등 조류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안건을 보류한 뒤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교통 불편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들어 신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해왔다. 환경단체는 환경 훼손과 경제성, 안전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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