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 나이 클룩 CRO가 클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클룩
“클룩(KLOOK)을 이용하면 최근 유행으로 떠오른 즉흥여행도 오래 계획을 세워서 준비한 여행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위워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아니타 나이 클룩 최고매출책임자(CRO)는 “클룩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여행자가 지금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룩은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액티비티 전용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이다. 전 세계 200개 이상 도시에서 약 5만 가지 액티비티를 제공하며, 스마트폰 앱과 웹을 통한 클룩의 월 방문자는 1,600만명에 달한다. 본사는 홍콩으로 전 세계 직원은 600명이며 8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니타 나이 CRO는 “클룩의 올해 거래액은 약 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액티비티 확보를 위한 지사를 설립하며 거래액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O2O 여행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인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경우, 분야가 숙박이라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지만, 연 매출액이 야놀자는 1,000억원, 여기어때는 500억원 수준이다.
지난 9일에는 클룩이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탈(VC)인 세쿼이어캐피탈과 TCV,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총 2,200억원의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3,380억원에 달한다.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전 단계에 투자에 이어 이번 투자에도 참여한 세쿼이어캐피털은 우버와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한 회사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계를 좌지우지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번에 새로 참여한 TCV 역시 실리콘밸리 기반의 대표적인 VC로서 에어비앤비와 익스피디아, 달러 쉐이브 클럽, 스포티파이 등에 투자한 바 있다.
나이 CRO는 투자 유치의 비결에 대해 “기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여행시장조사업체인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350억달러(약 151조원)였던 글로벌 여행 액티비티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1,830억달러(약 20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자체 조사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전체 여행 경비의 30~50%를 현지 액티비티에 쓰고 있지만, 액티비티 시장이 전체 여행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숙박이나 항공권이 온오프라인연계 O2O 플랫폼에 의한 예약 비율이 높은 것과 비교해 아직 이 시장은 O2O로 바뀌는 속도가 늦으며 그만큼 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20대와 30대를 두고 다른 액티비티 플랫폼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나이 CRO는 클룩의 강점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IT’라고 강조했다. 그는 “클룩은 이미 전 세계 5,000여개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고,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즉흥 여행이 가능하다”며 “자유여행자가 현지에 도착해서 해양스포츠를 준비하다가 날씨가 흐려지면 계획을 바꿔 박물관을 갈 수도 있고, 인공지능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T기술을 활용해 파트너사와 협력을 맺어 예약시스템이 없던 곳에는 예약 시스템을 만들고, 유명 미술관처럼 대기 줄이 긴 곳에는 패스트트랙을 따로 둬 새로운 여행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우리의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 확대 계획도 밝혔다. 지난 2014년 설립된 클룩은 이듬해인 2015년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초 10명이었던 한국지사의 직원도 1년 반 만에 2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나이 CRO는 “한국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아시아 여행객들의 여행 트렌드를 3~4년가량 선도하는 데다가, 특히 젊은 층이 즉흥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은 흥미로운 나라”며 “이 때문에 액티비티 플랫폼에 대한 필요도 큰 편이어서 꾸준히 직원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