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통' 손태승 우리은행장…동남아 찍고 다시 中으로

지주전환 후 칭다오지점 신설 검토
中 추가규제 완화 전망…선제대응
동남아 등 해외영토 확대도 가속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이 중국에 새 지점을 내기로 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각종 규제로 국내 은행들은 오래전부터 동남아 등으로 우회 진출해왔지만 우리은행은 동남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간 무역갈등이 중국의 금융시장 추가 개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현지지점 신설 등 선제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동남아로 향하던 국내 시중은행이 중국으로 유턴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 재개 가능성이 나오면서 중국 교두보 확대 전략도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중국 칭다오 등 핵심 거점지역에 새 지점 설립을 중장기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법인인 우리은행중국유한공사는 칭다오에 대한 시장조사와 현지 영업 적정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중국 영업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제로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칭다오 외 핵심지역들에도 추가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지점 확대는 ‘손통’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손태승 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손 행장은 글로벌 시장을 꿰뚫고 있어 ‘글로벌통’인데다 전략부문 등 핵심요직을 거친 ‘전략통’이다. 여기에 우리은행장 취임 직후부터 임직원들과 폭넓은 ‘소통’ 강화에 나서면서 ‘손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은행의 중국 진출 현황을 보면 상하이·베이징·선전·쑤저우·톈진 등 10개 지역에 지점을 가졌으며 점포 수는 총 21개다. 특히 주요 물류산업의 거점지역이자 한국인 거주자도 많은 칭다오에 지점이 추가로 설립되면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의 주요 도시 모두에 자리를 잡게 된다. 최근 우리은행·KEB하나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중국보다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영업을 확대하는 추세지만 우리은행은 중국 사업을 강화하는 모양새가 돼 경쟁 은행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동시에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진검승부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캄보디아에서 소액대출회사인 비전펀드(VisionFund)를 인수해 WB파이낸스로 전환했다. 이어 WB파이낸스와 현지법인인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합병해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중국과 캄보디아 말고도 총 415개로 아시아 국가 중 7위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진출한 21개 영업점 외에 칭다오 등 미진출 핵심 거점지역에 추가로 진출해 현지 기업대출과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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