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세계 시장 전망 또한 밝다. 딜로이트 글로벌 생명과학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처방약 시장은 970조원에 이를 예정이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약 6.5%의 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 비중이 2020년까지 처방약 시장의 25%까지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적 요소도 존재하는데 세계 각국의 보건복지 재정 부담으로 인한 약가 통제와 연구개발의 성공률 하락 등이 그것이다. 이 점은 역설적으로 개량 신약,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는 국내 기업에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개량 신약, 바이오시밀러의 우대 정책을 채택하는 추세이며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의 성공률 또한 높다. 한마디로 국내 업계에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고 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우선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가 요구된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품 개발이 사업 성장 요소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신물질 개발에서 제품 출시까지의 성공 비율은 0.01~0.02%에 그칠 정도로 어렵다. 미국제약협회에 따르면 1개 신약 개발에 26억달러(약 2조9,000억원)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대형 제약사가 자체 개발에만 의존해 신약을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노베이션센터 운영을 통한 바이오벤처 지원,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도 성공 사례들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거점 마련을 통한 해외진출 전략 다지기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사들의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40억6,000만달러(약 4조5,600억원)로 몇몇 회사의 바이오시밀러, 백신, 개량 신약 등의 제품 수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해외시장에서 영업·마케팅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 단순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제품 수출은 이미 실패 모델을 많이 배출했다. 해외 공장 인수, 유력 회사와 조인트벤처 설립 등 거점을 확보하는 형태의 해외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세 번째, 스마트헬스케어 등 새로운 도전을 통한 영역 확대가 필요하다. 미국 존슨앤존슨은 바이오벤처인 레스트 디바이시스사와 공동으로 노드(Nod)라는 기기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활용한 기기로 영유아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수면환경을 제시한다. 샌디 피터슨 존슨앤존슨 회장은 “제약·바이오·의료기기·정보기술(IT)·생활용품 등 영역은 의미가 없다”며 “환자 치료만을 위한 산업 중심의 메커니즘에서 인간의 행복 추구를 위한 융합 헬스케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지금은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 지리적 사업 영토 확장, 융합을 통한 사업 다각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