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남북경협 주도권 쥔 産銀

이동걸 회장 금융인사 유일 방북
윤석헌 "산은이 전체 구도 짤 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차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 땅을 밟은 가운데 향후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서 산은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금융계 인사 중 유일하게 평양 방문에 동행했다. 1조1,000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수출입은행을 제쳐 두고 산은이 남북 경협의 ‘대표 선수’로 나선 격이다. 수은의 상급 기관인 기획재정부를 이끌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정상회담 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회장과 돈독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산은 회장이 북에 갔으니 앞으로 남북 경협의 전체적인 구도를 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은 사절단 리스트에 담긴 미묘한 역학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남북 경협의 마스터 플랜은 산은이 짠다는 암묵적인 시그널이 방북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최근 자체 혁신 계획을 통해 철도·전력 등 북한 지역 인프라 개발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인 산은이 정부부처의 위상을 따라잡지는 못해도 올해 GM 구조조정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독자 행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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