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치솟으며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특히 최장기 강세장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51.22포인트(0.95%) 상승한 26,656.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80포인트(0.78%) 오른 2,930.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19포인트(0.98%) 상승한 8,028.2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6,697.49까지 오르며 지난 1월 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 500 지수도 장중 2,943.80까지 오르며 고점을 갈아치웠다. 두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종반전에 접어 들었으며 11월 초 미국의 중간선거를 전후로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성의와 선의를 갖고 신뢰를 주는 방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중미 무역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달 말로 예상됐던 고위급 무역회담을 취소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 공식적인 거부 의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상승장에 활짝 웃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갈등은 ‘전쟁’이 아니라 ‘국지전(skirmish)’이라고 평가하는 등 양국의 갈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대폭 줄어든 양상이다. 다이먼은 터키와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다른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무역이슈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2.1%, 보잉 주가가 0.6% 올랐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발표된 것도 투자 심리를 긍정적으로 이끌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약 50년래 최저치 수준을 유지했고, 필라델피아연방제조업지수 등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3% 선 위로 올라선 점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장기 금리 상승은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대장주인 애플을 필두로 기술주들도 1%대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보다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의 증시도 올랐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9% 상승한 7,367.32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88% 오른 12,326.48로 거래를 마쳤으며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07% 상승한 5,451.59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도 3,403.12로 1.03% 상승 마감했다. 유럽 증시에도 미중간 무역전쟁이 향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분쟁 관련 긴장을 완전히 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놨다. 11월까지 미중간 무역협상의 진척이 이뤄지지 않아 연말에 트럼프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상향하는 작업이 본격화 하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32달러(0.5%) 하락한 70.8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1월물 브렌트유도 0.8달러(1%) 가량 떨어져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OPEC이 독점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당장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3달러(0.3%) 오른 1,21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되자 달러가 약세로 전환해 금값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금값이 미국 경제의 호조 속에 최근 계속 하락해 일부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