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집값 오르는 상황 반영되도록 공시가격 현실화"

“고용상황 바닥 지나는 중…하반기에도 계속될 것”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 당·정·청과 협의”…중장기 경제구조개편 방안 준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값이 오르는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시가격을 올려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은 김 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외신 취재진을 만나 “공시가격이 집값을 못 따라가고 있고, 이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보면 보유세가 근로소득세 등 다른 세금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그는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 간 공시가격이 차이가 크다는 점도 짚었지만 “공시가격을 얼마나 올릴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대해서는 “시장이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계속 움직일 것”이라며 “정부의 안정화 의지와 다른 움직임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한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우려에 관해 “버블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속도 조절과 관련해서는 “속도나 강도를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 당과 관계부처, 청와대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런 과정이 시장과 기업에 주는 시그널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서 경제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자리 상황에 대해서는 “고용상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하반기에도 지속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특히 “지난달 고용을 견인했던 서비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정책적으로 주의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통계청 발표 결과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3,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해 60.9%였다. 실업률은 4.0%로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렸던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김 부총리는 “재정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려는 취지는 있지만, 재정만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혁신성장과 기업 기 살리기 등이 중요하며 재정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어 그는 “수출·소비가 견고한 모습이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7월 전망 때보다 커졌다”고 최근 경기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미·중 무역마찰이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것을 넘는, 숫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반사적으로 우리가 이익을 볼 것도 같이 보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구조나 중장기적인 경제체질 측면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며 “전통적인 제조업이 어려움이 있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경제구조를 바꿔야 하는 전환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미·중 무역갈등 등을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됐다.

정부는 중장기 경제 발전을 위한 구조개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구조를 포함한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개편안에는 반도체 등 장치산업의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해법,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한 전통 제조업의 발전 방안 등이 담길 방침이다.

규제 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창업 안전망 확충, 창업 생태계 펀드 등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다만 혁신성장, 기업의 기를 살리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주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