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정국 돌입…日 언론 "무너진 압승" 평가

개각 앞둔 日아베, 핵심각료 유임 유력…최장기집권 포석
언론, 지방 당원표 55%만 확보 주목 “1강 체제에 불만 표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당선 후 집권 자민당 도쿄 당사에서 두 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는 아베./AFP=연합뉴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 총리가 핵심각료를 비롯한 정권의 중심인물을 유임시키고 내달초 인적 쇄신을 위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번 승리로 총리직을 계속 맡게 돼 내년 11월이면 통산 총리직 최장기 재임일수를 기록하게 된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유임시켜 정권의 틀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산케이신문은 고노 다로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 담당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도 정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개각을 통해 정국을 가다듬은 아베 총리는 향후 자위대 존재의 근거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전날 총재선거가 발표된 뒤 인사말을 통해 “자민당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개헌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국회의원과 지방 당원 표를 더해 전체의 68%가량을 얻었지만, 이 중 지방 당원 표만 살펴보면 55%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국회의원과 지방 당원 표를 더해 전체의 68% 가량을 얻어 당선됐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 중 지방 당원 표만 고려한다면 55%선에 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선거 결과를 아베 총리의 ‘무너진 압승’이라고 표현했다. 선거를 통해 결국 그의 경쟁자인 이시바 전 간사장의 존재감이 높아졌다며 개헌 과정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압승을 놓쳤다며 ‘1강 체제’에 대한 불만을 직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 후에도 구심력을 유지해야 하는 아베 총리가 내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시련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 진영이 당원 표 70% 이상을 얻어야만 향후 구심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당선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거듭 드러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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