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신화' CEO, 문화예술 전도사 됐다

국립합창단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
" 사회공헌 힘쓰는 국립합창단과
'나눔과 행복' 경영철학 잘 맞아
세대·계층 아울러 대중화 힘쓸 것"


“국립합창단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립합창단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된 김원길(사진) 바이네르 대표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합창단의 향후 운영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국립합창단 쪽에서 조직의 위상을 높이는 일과 사회공헌활동 등에 힘써달라며 이사장직을 제안해왔고 ‘나눔과 행복’을 중요시하는 바이네르의 경영철학과 맞아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오랜 역사와 실력을 겸비한 국립합창단이 대중적으로도 알려질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45주년을 맞은 국립합창단은 매년 5회의 정기연주회와 60회 정도의 기획공연·지방공연·특별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3년간 국립합창단의 비상근 이사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중졸 구두기능공 출신인 김 대표는 제화 업계에서 ‘괴짜’로 통하는 기업가이자 ‘흑수저 신화’로도 유명하다. 충남 당진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후 가난 때문에 학업을 지속할 수 없자 17세의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왔다. 막노동과 농사, 건축 도장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던 그는 당시 친척의 권유로 구두공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1994년 안토니제화를 설립하고 2011년 이탈리아 브랜드 바이네르를 전격 인수하며 국내 1위의 컴포트화(신기 편한 구두)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연 매출 300억원대의 강소기업을 이끌고 있지만 김 대표는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회공헌 활동가이기도 하다. 전국 어르신 효도잔치에서 각종 기업 강연, 군부대 우수장병 유럽 연수에 이르기까지 그가 다양한 분야에 지원하는 기부액은 연간 10억원에 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김 대표를 국립합창단의 새 이사장으로 임명하면서 “평소 기업의 문화예술 공헌활동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기부활동을 해왔을 뿐 아니라 무료 클래식 공연을 개최하는 등 우리의 문화예술 진흥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이 산업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립합창단의 경영혁신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김 대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의욕도 생긴다”고 힘줘 말했다.

신임 이사장 체제에서 국립합창단은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단체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를 신임 이사장에 추천한 인물로 알려진 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도 평소 클래식과 합창의 대중화를 강조해왔다.

김 대표는 “1973년 창립된 국립합창단은 국내에 정통 클래식을 소개하고 다양한 창작곡으로 국내 합창문화 발전에 기여해온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합창단”이라며 “앞으로 국립합창단이 음악으로 모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편안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민우·나윤석기자 ingagh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