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구상하는 군집위성 프로젝트. 초소형 위성들을 저궤도에 무수히 띄워 서로 연동시킴으로써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스페이스X
현재 지구 궤도 상에 떠 있는 인공위성은 몇 개나 될까. 유엔우주업무사무국(UNOOSA)에 따르면 무려 4,857개의 위성이 돌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453개가 새로 발사됐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11개의 위성을 새로 띄운다. 인공위성은 앞으로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발전으로 발사비용 부담이 점차 낮아지는데다 원가가 저렴한 초미니 위성까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소형 군집위성(Constellation satellite)’이다.
수톤의 무게가 나가는 중형·대형 위성은 제작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리고 대당 수백억원 이상을 소모하는 데 비해 군집위성은 짧게는 수개월 내에 만들 수 있다. 제작비용도 수억~수십억원에 불과하다. 초미니위성이라면 개당 무게도 1kg 미만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작고 가벼워 한번에 보통 수십~수천개씩을 우주로켓에 탑재해 쏘아 올릴 수 있다. 이들이 벌떼처럼 지구의 저궤도 상공을 돌며 보내올 데이터의 규모는 기존 위성으로부터 받아온 데이터의 양을 월등히 뛰어넘어 ‘빅뱅’ 수준이 될 수 있다.
특히 2년 뒤가 변곡점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무장한 초소형 군집위성 5,000개가 2020년 발사돼 벌떼처럼 지구를 에워싸며 새로운 인터넷 시스템을 가동시키게 된다. 프로젝트명 ‘빅레오(Big LEO)’다.
우리나라도 초소형 위성 제작을 위한 기술개발에 시동을 건 상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위성을 띄우고 방대한 우주 정보를 받더라도 이를 공익이나 상업 목적에 맞게 취합·분류하고 가공할 능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하드웨어 기술은 뛰어나지만 위성이 보내오는 우주정보들을 빅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능력 확보에 소홀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국내외 위성들로부터 쏟아지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조직이나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 조직이 위성의 빅데이터를 총괄하면서 민간인과 기업·학계가 자유롭게 해당 정보에 접근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위성정보 공유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유럽우주국(ESA)은 ‘센티넬 온라인’이라는 정보공유 플랫폼을 인터넷상에 만들어 유럽이 띄운 센티넬 위성들이 보내오는 각종 데이터를 민간이 입맛에 맞게 쓸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021년까지 위성정보를 총괄하는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며 “일반인들이 위성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병행해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성들부터 쏟아질 천문학적 규모의 빅데이터는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기 힘들다. 따라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분류하고 가공하는 방안도 2022년을 목표로 추진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