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 엄마가 해줄게.”
그렇게 말하는 것보다 “도와줄게. 같이 한번 해볼까?”라고 하는 게 낫다. “엄마가 푸는 거 잘 보고 이해해 봐”라고 말하는 것도 썩 괜찮아 보이지만 “이 답을 왜 골랐는지 한번 설명해볼래?”라고 물어보는 게 아이에게 생각할 기회를 한 번 더 주게 된다. 더없이 다정한 엄마로 보이는 “빨리 자야지. 엄마가 재워줄게”라는 말보다 “졸리지 않으면 꼭 지금 안 자도 돼. 대신 잠잘 준비하자”고 하는 것이 아이의 주체성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 “그만 징징대고 빨리 하나 골라”라고 하는 것보다 “용돈으로 장난감 살 수 있게 돈을 모아보자”고 하면 아이에게 기다림의 지혜부터 경제관념까지 알려줄 수 있다.
엄마들은 그렇다. 답답한 아이 보고 있느니 ‘그냥 내가 하고 말지’ 식의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부모는 ‘해결사’가 아닌 ‘안내자’라는 사실을 이 책은 강조한다. 안내자 엄마는 아이가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그 과정에서 아이가 설혹 실수하더라도 격려와 지지를 보내며 새롭게 깨닫고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준다. 저자는 뉴욕대 영화학과를 졸업했으나 정신분석학적 영화비평에 관심을 가져 심리치료와 정신상담으로 인생항로를 바꾼 케이스다. 예일대 의대 부설 소아정신클리닉을 거쳐 지금은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부모의 적절치 않은 양육법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칭찬과 꾸중의 힘’으로도 유명하다.
저자는 부모 상담을 할 때 부모가 얼마나 현실성을 갖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본다고 했다. “지나친 기대는 아이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지만 반대로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불신하는 부모는 열등감을 심어주어 자신감을 떨어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아이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부모의 불안감이 문제의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저자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노력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값진 경험을 얻게 되고 자존감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혹시 아이가 “몰라”,“아무거나”,“엄마 마음대로 해”와 같은 대답을 자주 하는가. 위험 신호다. 부모가 아이보다 앞서서 성급하게, 너무 많은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있는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1만5,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