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대"vs"국방 포기" 추석 민심잡기 프레임 싸움

민주당 "전쟁 없는 한반도" 강조
한국당 "경제도 죽쑤고있다"비판

여야 지도부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프레임 전쟁에 나섰다. 여야는 모두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단연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각 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회담의 결과에 프레임을 씌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들과 만나 회담 성과를 적극 홍보하며 ‘평화시대’를 제시했다. 자유한국당은 장병들이 피로 사수한 북방한계선(NLL)을 지키지 못했다며 ‘국방 포기’를 내세웠다. 야당은 이와 별도로 전통시장 등을 찾아 ‘경제 실패’ 프레임도 던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2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욱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을 둘러보며 상인이 건넨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은 21일 서울역을 방문해 ‘이제는 함께 평화로운 한가위’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귀성객들과 만났다. 이 대표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잘 끝났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고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왕래할 수 있는 평화시대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럭 총리’에서 ‘온화 대표’로 거듭난 그는 시민들과 악수하며 고향이 어딘지 묻기도 하고 귀성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좋은 한가위를 보내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서울역 귀성 인사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NLL을 포기했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장병들이 피로 지켜온 서해 NLL을 사실상 포기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국회 국방위원회를 소집해 서해 영토주권 포기의 책임을 묻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의 경제 실패도 추석 밥상머리에 올리기 위해 힘을 쏟았다. 김 원내대표가 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만 죽을 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몽니를 부린다면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민심을 들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SRT 수서역을 방문해 귀성객들에게 추석 메시지를 전했고 호남이 핵심지지 기반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은 호남·전라선 출발역인 용산역을 찾아 당 정책 홍보물을 나눠주며 인사했다. 정의당도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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