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잊은 음식점' 재미도 메시지도 다 잡은 요절복통 서빙소동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 치매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성공적인 음식점 운영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26일 오전 KBS1에서 방송된 ‘주문을 잊은 음식점 3부-잘 부탁합니다’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남기며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음식점 운영에 지원한 경증 치매인 최인조-이춘봉-정옥-정광호-김미자 씨가 첫 날 운영을 무탈하게 마무리 지은 데 이어, 이튿날 영업에서 보다 능숙하게 서빙에 임하며 인생 경험에서 나온 내공을 드러내는 모습이 비춰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운영 이튿날이자 마지막 날, 서빙에 나선 5총사는 첫날 잊어버렸던 디저트 서빙에 새롭게 도전하며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보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무에 한결 수월해진 면모로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한편, 주방 팀의 실수로 주문 누락이 된 사실을 거꾸로 찾아내는 등 뛰어난 집중력을 드러냈다.

최선을 다한 다섯 치매인들은 모든 영업이 끝난 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내 환한 미소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석 달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유쾌한 에피소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빙 도중 손님과의 소통이 ‘삐끗’하며 3번 테이블의 탄탄면이 증발한 ‘탄탄면 실종 사건’이 발생, 담당 치매인을 비롯해 이연복-송은이까지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디저트 서빙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면서 식사 전 ‘선(先) 디저트’를 권하는 장면이 웃음을 안긴 한편, 어떤 상황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손님들의 여유가 훈훈함을 배가했다.

영업 도중 정옥 씨의 가족이 제주도에서 깜짝 방문해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과거 수학 선생님이었던 최인조 씨의 제자가 아들과 함께 찾아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누구보다 뿌듯하게 제자를 맞이했던 최인조 씨는 영업이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자의 방문을 기억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겼지만, 정작 본인은 기억을 잊었다는 사실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치매인들에 대한 편견을 또 한 번 깨게 만들었다.

최종회에서는 치매인들의 음식점 영업을 따뜻한 시선으로 받아들이고, 주변의 치매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일반인’들의 모습이 의미를 더했다.

이틀 동안 5인방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온 이연복은 “어르신들이 일하는 것을 보니 나도 아직 한참 멀었구나,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송은이는 ‘치매와 조금은 친해졌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고개를 저으면서도, “앞으로 치매인들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솔직한 답변으로 진정성을 더했다.

모든 영업이 끝난 후, 이틀 동안의 경험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잊어버려도 어쩔 수 없다”, “그래야 하는데 그걸 자신을 못 한다”고 답한 다섯 치매인들은 한 달 후 만난 제작진의 앨범 선물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모두가 음식점 영업기를 기억하며 회상에 잠긴 한편, 보다 적극적이고 밝게 변한 ‘깜빡 5인방’의 미소가 방송 후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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