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의 적’ 감찰조직, 대대적 수술

표적감찰 등 일부 부적절한 행태로 경찰 조직 구성원들의 반감을 샀던 경찰 감찰부서에 대한 대대적 손질이 가해진다.

경찰청은 전국 감찰업무를 총괄하는 본청 감사관실 업무시스템과 직제 개편방안 등을 담은 ‘감사관실 개혁과제’를 마련해 추진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본지 9월 13일자 31면 참조

조직 내 비위 적발과 징계, 기강 유지를 담당하는 경찰 감찰은 고압적 언행과 표적감찰 등 부적절한 행태로 일선 경찰관들로부터 종종 ‘내부의 적’이라는 지탄을 받아 왔다.


앞으로 감찰활동은 계획된 범위 내에서 수행하고 개인적 비위 적발보다 직무상 문제점을 확인해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감찰조사 업무는 이전처럼 감찰담당관실이 맡되 징계업무는 감사담당관실로 이관하는 방향으로 본청 업무체계를 개편했다. 일선 경찰서 징계사안은 관할 지방경찰청으로 넘긴다.

감찰 대상자의 진술 기회, 변호인 참여권, 증인심문 신청권 등 형사사건 피고인에 준하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감찰부서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인사 참고자료’ 작성 절차도 개선할 예정이다.

감찰조사 업무와 함께 경찰청 감사관실 서무·기획업무까지 맡던 감찰담당관실은 본연의 감찰업무에 전념하도록 하고 서무·기획업무는 감사담당관실로 이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감찰관 개인이 자의적 판단으로 조사하고 징계업무까지 담당해 징계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감찰조사 부서와 징계부서 분리는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자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감찰에 적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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