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던 조선·철강·자동차·전자 등 주력산업의 현실은 암담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102.6으로 전년동기보다 1.3% 감소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더 큰 문제는 3월 이후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능력지수는 인력·설비 등이 정상적으로 투입돼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가능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 하락폭이 커진다는 것은 제조업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외국의 견제와 추격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견제에다 중국 등의 추격으로 우리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 굴기는 섬뜩할 정도다. 자본력을 앞세워 액정표시장치(LCD) 등에서 한국을 따라잡더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기술력의 차이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까지 넘봐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래지도를 제대로 그릴 필요가 있다.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주력산업과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을 연계하는 큰 그림의 산업구조 개편을 고민해야 할 때다.
마침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던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취임한다니 기대된다. 산업부·기재부 등 범정부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지원과 규제 완화를 아우르는 미래 제조업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