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사진제공=바이엘코리아
아스피린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암 전이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카디프대학 연구팀의 피터 엘우드 역학 교수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암 환자 12만명과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암 환자 4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 71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UPI 통신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우드 교수는 아스피린을 복용한 암 환자가 어느 시점에서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보다 20~30% 높았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엘우드 교수는 “이 연구 논문 중 거의 절반은 대장암 환자가 대상이었고 나머지 논문은 대부분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가 대상이었다”며 “이 밖에 암 환자가 대상인 연구논문은 몇 편 없지만 전체를 종합해 보면 모든 암에 아스피린이 이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연구 논문들은 암 치료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대상이 된 단순 관찰연구이며, 아스피린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 분석한 무작위-대조군 설정 임상시험이 아니어서 효과 확증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러한 증거들이 100% 일관된 것은 아니고 아스피린의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연구 논문도 몇 편 있었었다고도 덧붙였다. 또 현재 아스피린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위해 무작위-대조군 설정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결과를 도출하기까지는 몇 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의 대표적 부작용인 내출혈 위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조사결과 전체적으로 ‘심각한’ 내출혈이 발생한 환자는 극소수였고 발생률은 아스피린 그룹이나 아스피린 이외의 이유로 자연적으로 위 출혈을 겪은 대조군이나 현저한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아스피린 복용은 확실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엘우드 박사는 언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과학도서관-의학(PLoS One - Medicine)’ 26일자에 게재됐다.
아스피린은 ‘아세틸살리실릭산’이란 화학명을 가지고 있으며 개발사인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의 상품명 ‘아스피린’으로부터 이름을 따왔다.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제법이 간단하기도 하고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많이 생산해 구하기 쉬운 약품이다. 열을 낮추는 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효능을 가져 심혈관 질환 예방제나 진통제로 많이 쓰이지만, 부작용인 항응고 성질로 인해 위궤양, 통풍, 내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섭취에 주의를 요구하는 약품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