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버노 "계산된 공격" VS 포드 "성폭행 시도 확실"

美상원 법사위 청문회서 진실공방
트럼프는 "캐버노 정직" 옹호 트윗

잇따른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로부터 지난 1980년대 초반 고교생 모임에서 성폭력을 당할 뻔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27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잇따른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청문회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운데 성폭행 미수 의혹의 가해자로 지목된 캐버노 지명자와 피해를 주장하는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가 시차를 두고 출석해 진실공방을 벌였다.


28일 상원 법사위의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출석한 캐버노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가 “계산되고 조직적인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시종일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4시간에 걸친 증언의 모두발언에서 “나는 그(포드)에게도,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그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 나는 결백하다”며 “나에 대한 인준 청문회는 국가적 수치가 됐다. 조언과 합의의 장이 돼야 할 청문회가 신상을 털고 인격을 파괴하는 장으로 전락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나는 맥주를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지만 기억을 잃을 정도로 마시지는 않는다”며 “인준 투표가 날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사퇴불가 입장을 밝혔다. 캐버노 지명자는 현재 총 5건의 성추문에 연루돼 있다.

그보다 먼저 청문회에 출석한 포드 교수는 지난 1980년대 초반 고교생 모임에서 술에 취한 캐버노 지명자가 친구 마크 저지와 함께 자신을 침실에 가둔 뒤 성폭행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가해자가 캐버노 지명자라는 것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100% 확신한다”며 당시 상황과 관련해 뇌리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기억은 캐버노와 저지가 서로 낄낄거리던 웃음소리라고 말했다. 포드 교수는 또 캐버노의 성폭력으로 불안과 포비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렸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폭로가 정치적 공세라는 공화당 측 주장에 대해 “정치적 동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시민적 의무라고 믿기에 나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캐버노의 인준청문회가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캐버노 판사는 내가 왜 그를 지명했는지를 미국에 정확히 보여줬다”며 “그의 증언은 강력했고 정직했으며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당 의원들의 조사와 파괴전략은 수치스러웠고 이 절차는 완전히 거짓”이라며 “상원은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